사명과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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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6. 28. 성령강림 후 넷째주일

욘 3:1-10, 행 16:6-15, 마 28:16-20

김유준 목사(은진교회, 연구위원)

모든 인생은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습니다. 그 사명(Mission)은 각자의 인생에 주어진 소명(Calling)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은 거룩한 부르심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사명을 깨닫고 그 뜻에 순종함으로 우리의 삶은 거룩해집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사명을 가진 자는 그 사명을 이룰 때까지, 그 소임을 다할 때까지 결코 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 숨을 쉬고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일군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사명이 성취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사명은 종종 의심을 품거나 확신이 없는 상태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마 28:17). 때로는 자기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한 것과 달라 주저하기도 합니다(행 16:7). 심지어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뿌리 깊은 상처와 민족적 반감으로 인해 거부하다가 어쩔 수 없이 순종하기도 합니다(욘 3:3). 어떠한 형편이든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우리의 삶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인생의 굴곡과 시련을 통해, 때로는 영혼 깊은 고뇌와 갈등을 통해 하나님의 사명이 성취됩니다. 마치 다양한 악기가 한 자리에 어우러져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를 하듯, 각자 인생에 맡겨주신 사명을 통해 하나님의 웅장한 경륜과 섭리가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목적도 바로 하나님의 경향성의 발휘의 결과이고, 하나님의 내적 완전하심, 사랑과 아름다움의 재현입니다. 즉 영원히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내적으로 완전히 현실화된 아름다우심을 시간과 공간에 재현시키기 위해 천지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아름다우심을 알고 기뻐할 때, 그 체험을 통하여 하나님의 내적 사랑과 아름다우심이 시간과 공간에 재현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과 역사는 하나님의 내적 영광의 재현입니다. 이것은 곧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사명을 충성되게 감당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의 소명을 통해 재현되는 것입니다.

사실 창조된 세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존재를 시간과 공간 중에서 재현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을 온전히 알고 그분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창조된 실존은 영원한 것의 재현이며 목표를 향한 목적 있는 움직임입니다. 역사는 이미 현실적으로 하나님이신 하나님을 재현하는 것이며, 시간 중에서 하나님의 자기재현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의 궁극적인 목표, 곧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 속에 내재하여 있음과 동시에 그것을 초월하여 있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는 자기 재현의 의미에서 직접적으로 역사 속에 관련되어 있으므로, 역사 안의 모든 순간들은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의 재현 또 그 재현의 반복으로서 이해되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한 하나님의 영광의 절대적이고 완전한 재현은 무한한 시간을 요구하며 다 성취되는 한 초점이 있을 수 없습니다. 참된 재현은 역사 속에 가능하나 그 재현의 무한한 반복, 즉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의 재현, 그 재현의 반복과 같은 재현이 시간 안에서 성취되는 것은 무한한 시간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끝이 없는 과정입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성취의 초월적인 성격에 대한 시야를 상실함이 없이, 역사에 내재하는 천년왕국의 가능성이 열립니다. 즉 하나님의 내재성과 초월성의 조화를 이루게 합니다.

하나님과 세상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세상과 역사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 근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연보호에 대한 생태학적 관심에도 유용한 의미를 줍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의존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재현하는 소명을 가진 존재이기에, 생태학적 관점이 단지 정치나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목적과 관련이 되는 신앙적 과제입니다. 즉 신앙 실천의 본질적 면으로 보아야 하며, 이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내적인 사랑과 아름다움을 외부적 재현하시는 신적 사역에 동참하며 경험하는 특권이기도 합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간 사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연의 회복과 치유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식년과 희년을 통해 인간과 자연 등 모든 창조세계의 회복과 치유를 명령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다시금 귀를 기울어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주어진 역사적 사명, 시대적 사명, 그리고 개인적 사명을 온전히 깨달아 하나님의 거룩한 소명을 이루는 복된 삶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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