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증인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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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여섯째주일, 총회제정 5.18 민주화운동기념주일

행1:1-11

김판임 목사(연구위원장, 세종대학교)

오월입니다. 신록이 무르익고 생명감 넘치는 계절입니다. 죽음을 이기신 부활 예수의 생명력이 전해지는 계절입니다.

사도행전 1장 1-5절에 보면, 사도행전도 누가복음과 마찬가지로 데오빌로에게 헌정하는 문서입니다. 그러므로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에 이어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예수께서 살아계실 때 사람들은 그의 곁에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런 나날 속에서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었을 때엔 그에게 걸었던 모든 희망은 사라지고 다시 절망적이었습니다. 이젠 어쩔 수 없이 죽은 듯이 살아야겠다고 허탈한 마음으로 두 명의 제자가 엠마오를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부활 예수께서 나타나 무엇 때문에 실망하고 있냐고 다시 위로자로 나타나셨고, 함께 식사하며 그의 현존을 증명해주었습니다. 그는 죽었지만, 죽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다시 사셨습니다.

부활절 여섯째 주일입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목격하며 실의에 차서 엠마오로 돌아가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다시금 용기를 주셨던 부활 예수,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눅 24:36)고 축복하시며, 두려워하며 의심을 품었던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이며 예전처럼 함께 식사하시며 확신을 주셨던 부활 예수도 이젠 진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제자들은 예수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실의에 빠질지 모르는 제자들에게 부활 예수께서 약속을 주십니다. 성령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행 1:5). 예수께서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셨다면, 성령은 옷을 입지 않습니다. 성령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작용은 강력합니다. 성령과 함께 제자들은 보이지 않는 예수의 현존을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부활 예수께서는 성령을 주시겠다는 약속과 함께 당부의 말씀을 덧붙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는 것입니다. 증인의 중요한 업무를 위해서는 정확한 기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나 억울한 일을 당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때,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들은 잊어버리고 행복했던 추억들을 기억하라는 조언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예수의 당부는 좋았던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의 증인이 할 일은 그가 얼마나 위대한 가르침을 주셨는지 뿐만 아니라, 그의 죽음이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것인지 가슴아픈 역사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이룬 불의에 대항해서 생명의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기억하고 증언하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살전 4:14).

40년전 5월 18일 광주에서 있었던 민주화운동을 기억합니다. 많은 시민이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피흘리며 귀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아무 죄도 없이 억울하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처럼 억울하게 죽은 생명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생명이 반드시 회복되어 살아남은 자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생명의 하나님께서 성령과 함께 우리의 현재에서 억울한 역사를 기억하고 증언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간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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