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서 부활절 예배를 어떻게 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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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신학연구소

네델란드 국립박물관 소장 초대교회집사 라우텐티우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 부활절은 그리스도교 복음의 토대이며, 교회력에서 가장 기쁘고 즐거운 절기이다. 그러나 부활절을 얼마 앞둔 오늘 온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공포와 불안에 휩싸여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며 온 세상에 부활의 복음을 외쳐야 할 교회는 집단감염을 막고자 모든 일상적인 예배모임을 중지하고 가정에서 예배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가정예배가 몇 주째 계속되며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곤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생겨나면서 부활절에는 공중예배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주장들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요양병원 같은 집단거주시설을 중심으로 여전히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일이 지속되는 한 세상 사람들은 교회가 주일 예배로 모이는 것을 불안해하고 위협적으로 여길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일부 교회가 주일 공중예배를 강행하려는 이유를 ‘헌금’에 있다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일면 맞는 말이다. 헌금은 예배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영과 진리로”(요 4:24) 예배드릴 때에, 하나님께 헌금을 바친다. 하나님께 헌금을 바치는 행위는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한다”(마 6:24)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재물의 신(맘몬)을 폐위시켜 하나님께 굴복시키는 동시에 이제부터 하나님만이 그 자신의 모든 삶을 주관하는 주님이심을 고백하는 근본적으로 영적인 행동이며 최고의 예배 형태이다. 이때 비로소 그는 진정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해주신 도저히 갚을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기 신앙의 실제적인 분량을 하나님께 표현한다.

  신약성경에서 헌금은 많은 경우 교회의 하나 됨과 형제애의 가시적인 표시로 나타난다. 우리 말 성경에 ‘연보’(고후 8:4, 9:13, 롬15:26)로 번역된 헬라어는 ‘코이노니아’이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친교’ 또는 ‘교제’로 번역되는데, 고후 8-9장, 로마 15장 26절은 성도들을 위한 헌금을 지칭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헌금은 여기서 성도들 사이 연대적인 친교를 나타내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하나 됨 같은 모든 갈라져 있던 자들의 하나 됨을 알린다(엡 2:14-16). 그것은 또한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과 은혜를 받은 우리의 교제를 표현하기도 한다.

  바울이 예루살렘 모교회를 구제하려고 자신이 세운 교회들에서 행했던 헌금은 바로 이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예루살렘에 큰 흉년이 들어서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을 때, 예루살렘 교인들도 생활의 궁핍함과 곤궁함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의 형제들을 돕기 위해 자신이 세운 교회들을 찾아다니거나, 편지를 써서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구제금 모금을 호소했다. 이방인 교회들은 바울의 말을 듣고 성의껏 구제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들은 매주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 헌금을 드려서 구제금을 모았고, 이것은 후에 주일 헌금의 기초가 되었다.

  부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소멸되어 모든 성도가 예배당에 함께 모여 부활하신 주님을 마음껏 찬양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만약 그때까지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그로써 예배당에 모이는 일이 사회적으로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된다면, 부활절 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를 놓고 심각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주일 예배모임을 가정에서 온라인 영상예배나 주보를 통해서 드리는 것은 교회론적으로나 예배학적으로 전혀 문제시될 바가 없다. 가정교회는 복음서에서 교회의 원형으로 소개되기도 하고(막 3:34), 또한 가정예배는 자신의 이름으로 두세 사람이 모이는 곳에 함께 하시겠다는 주님의 약속 아래 있기 때문이다(마 18:20). 부활절까지도 현상황이 계속된다면, 부득불 가정예배 형태로 부활절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말씀의 경청과 찬양은 동영상이나 예배 순서지를 따라 할 수 있다. 성찬도 각 가정마다 떡과 포도주를 정성껏 준비하여 동영상을 보면서 집례자의 집례에 따라 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배의 중요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헌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헌금은 “진리와 영으로” 예배하는 것의 본질이며, 사도적 교회의 정신에 따르는 ‘코이노니아’의 구체적 표현이다. 교회당 유지 관리와 목회자의 생활을 위해서(고전 9:7-14, 신 25:4),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곤란에 처한 교회 안팎의 형제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도 헌금 순서는 빠트릴 수 없다. 그러나 헌금을 거두는 방법의 문제가 있다. 예배 순서에 따라 헌금 봉투에 넣어두었다가 나중에 바치는 방법도 있고, 온라인 계좌입금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교회들이 출타한 성도들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온라인 헌금에 대한 교회 안팎의 불편한 시선은 헌금의 성경적 근거, 곧 ‘코이노니아’를 위한 일임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말하며, 그와 같이 행하면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식의 헌금은 어디에나 계시는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하며 가정예배를 온전히 드릴 수 있게 할 것이다.

  코로나19는 교회가 주변 사회와 연대적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확인해주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전하며, 세상을 위한 교회로 세상 속에 존재한다. 요즘같이 예배모임이 집단감염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에서 교회는 자신과 세상을 위해서 예배모임의 형태를 바꾸어 각자의 처소에서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다. 공중예배를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은 이러한 예배 형태가 바이러스 감염의 위협을 받는 이 때에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번 부활절 헌금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교회 안팎의 모든 이들을 구제하는 일에 사용되어 교회가 세상 가운데 존재하는 이유를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활 생명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과 은총이 함께 하시길 소망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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